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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중국 단동(丹東)에서 유람선을 타고 수풍댐 방향으로 압록강을 가로질렀다. 빠른 속도로 강 위를 내달리는 배 덕분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압록강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 있는 강이다. 수풍댐은 압록강을 따라 중국 랴오닝성과 평안북도 경계에 있는 수력 댐이다. 강을 기준으로 중국과 북한이 마주보고 있는 그 사이로 유람선은 항해했다. 뉴스 미디어에서 보던 북한이 아닌 실제 북한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감시용 초소와 시골 같은 모습.
한국의 1960~1970년대 풍경 보는 듯
두 번에 걸쳐 유람선을 타며 북한의 풍경을 마주했다. 첫 코스에서는 시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건물은 시골 집 같은 작은 가옥과 감시용 초소가 전부였다. 마치 한국의 1960~70년대 모습 같았다. 그 길을 따라 연인 사이인 듯한 남녀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코스는 주로 큰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유람선이 강심을 가로지를수록 중국과 북한의 대비가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거대한 고층 빌딩들이 줄 서 있으며, 사람들이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밤이 되면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거리를 밝힌다. 반면 북한은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듯 작고 정적인 콘크리트 건물들이 드문드문 있고,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밤이 되면 어두컴컴하다. 두 나라의 경계가 불과 몇 미터도 채 되지 않는데 시간의 간극은 너무 컸다.
처음에는 북한 주민들의 활발한 모습을 기대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 지은 건축물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까이서 목격한 그들의 모습은 우리 기대와는 달랐다. 새로 지은 건물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듯 인기척이 거의 없었다. 강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허름한 모습이었다. 군인들이 보초를 서며 감시하고 있었고, 어부들은 작은 나무배에서 그물을 이용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쾌적한 유람선 위에서 낙후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기분은 묘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저들은 갖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북한 어부들.
가벼운 손 인사도 허락되지 않는 체제
유람선에서 바라보이는 산 중턱이나 강변 곳곳에는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문구들이 걸려 있었다.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만세!', '공산주의로 가자' 등이었다. 단순히 애국을 바탕으로 농업 생산량을 늘리려는 농촌혁명을 넘어 주민들의 사상을 통제하고 특정 사상을 주입해 체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임을 알 수 있었다.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대부분 굳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가벼운 손 인사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 마음의 여유가 허용되지 않는 경직되고 고립된 사회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싸늘한 북한 콘크리트 건물들.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 깨달아
압록강 유람은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우리와 같은 핏줄이며 우리와 같은 땅을 밟고 서 있어야 할 존재들이 우리와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현실이 답답했다. 한민족에 대한 반가움과 애틋함은 통일에 대한 희망을 보게 해주었다. 압록강은 비록 다른 시간을 품고 흐르고 있으나,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될 날을 기약하며 작별해야 했다.
세종대학교 허준, 이주현,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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